난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한다.
휴대폰 연락처에 등록된 사람이 50명을 넘는 경우가 없고, 그마저도 대부분 형식적으로 등록한 회사 사람들이다. 20년 넘게 친하게 지내는 항상 붙어다니던 (마음 터 놓는 진짜)친구 세 명이 있지만 모두 결혼을 해버린 뒤로는 얼굴 보기 조차 쉽지 않다. 최소한 내 쪽에서 먼저 불러내는 일은 없다. 아무리 그들의 배우자들과도 친하다고 해도 그들에게 미안해서 먼저 말 못한다.
어쨋든 이 친구들이 모두 결혼을 해 버린 뒤로 혼자 시간을 보내는게 더욱 익숙해졌다.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서점에 가고, 혼자 커피를 마시고, 혼자 스키장에 간다 - 덕분에 책과 더 가까워졌다는건 고마운 일이지만 - 이렇게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법을 점점 잊어버리게 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게다가 TV는 알람시계로 사용하고, 걸그룹 이름하나 제대로 모르고, 육식보다 채식을 좋아하고, 돈에 큰 관심도 없고, 국제 운동경기에도 관심없고, 술은 못하고, 담배는 끊었다. 때문인지 사람들과 만나 공감할 수 있는 공통된 주제를 찾는 일이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극히 드문 일이지만 딴에는 노력해서 말도 많이 하고 리액션도 적극적으로 해보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자기연민에 절망하고 결과는 ‘드립’으로 끝나버린다.
아이돌 허벅지에 관심 없다고 껴주지도 않는 더러운 세상 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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