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두기

You are currently browsing the archive for the 적어두기 category.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꺽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 하나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사랑한다는 것으로, 서정윤

시선의 확보는 권력의 획득이다.

페이스북의 첫 화면은 자신의 폐쇄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가입과 로그인을 요구한다. 완벽한 시선의 차단이다. 하지만 로그인 후 친구됨과 동시에 거의 모든 시선은 개방된다. 친구의 사소한 설정 변경까지 모두 볼 수 있다. 친구라는 폐쇄적이고 개방적인 공동체를 만들고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구현하고 소속감을 부여한다. 그리고 관음증을 충족시킨다.

‘카페’라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커뮤니티는 회원 등급으로 계층적 위계를 구현하고 시선을 제한한다. 등급을 올리려면 글도 써야하고 댓글도 달아야한다. 그만큼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눈에 띄어야 한다. 야근 해야 일 열심히 하는 것 처럼 보이고, 교회도 좀 더 일찍나와 주차 요원이라도 해야 집사 자리라도 하나 얻는다. 그 짓을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해야 글 하나라도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의 플래폼 개방은 중독성 강한 게임과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냈다. 난 씨뿌리면서 농부짓을 하고 카페도 열었다. 자주 들어가 확인해 주어야 한다. 난 성실한 농부고 파티쉐니까. 훗~
페이스북의 아이폰 앱은 훌륭하고 위치기반 서비스와 연계한 서비스는 내 개인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게 만든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한글을 지원한다. 그러나 양키들이 한글로 글을 올리진 않는다. 12년간 시달린 영어의 추억이 새록새록하고 공부 좀 해 둘 걸 후회가 파도친다. 그렇게 페이스북과 나 사이에 흐릿한 벽이 생긴다. 페이스북엔 양키들이 바글바글하거든.

img_0009
남자가 포르노를 만들때 여자는 멜로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던가? 그 말이 사실이든 구라든 많은 멜로 영화들이 여자들이 원하는 바에 맞춰져 있다는데 동의한다. 왜, 남자들이 포르노에서 섹스 판타지를 그릴 때, 여자들은 멜로 영화에서 일편단심 왕자님을 그리고 있잖냐. 너무 일반화 해버리는 것 같아도 이해하자. 나 멜로 영화 안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 혼자 심야로 이런 영화를 본 이유는 내가 게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도대체가 맘에 드는 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 개봉전 여기저기서 줏어 읽은 평도 괜찮았고.
어쨋는 결론적으로 기대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영화는 다분히 남자의 관점에서 - 어쩌면 남자를 위한 멜로 영화 - 이야기를 풀어가고 500일간의 시간이 엉켜있지만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발랄하고 귀엽고 스마트하다는 거다. 예스맨에서 처음 보고 반해버린 주이 데샤넬은 여전히 매력있고, 레지나 스펙터의 Us에서 부터 스미스의  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까지 적절한 영화 음악도 한 몫한다.

덧.
- 여름휴가에서 무슨 일이 생기는 영화 아니다.
- 남자 주인공의 여동생 완전 귀엽다.
- 얼른 이케아가 들어와야 소꿉놀이를 하지.
- 헤드폰에서 새어 나오는 스미스를 듣고 먼저 말을 걸 수 있는 여자는… 아마 판타지일거다.

« Older ent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