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잘 되지 않아

아름다운 마무리 / 법정 / 문학의 숲

p20.
자기 나름의 확고한 인생관이나 윤리관이 없기 때문에 눈앞의 조그만 이해관계에 걸려 번번이 넘어진다.

p33.
언젠가 우리에게는 지녔던 모든 것을 놓아 버릴 때가 온다. 반드시 온다! 그때 가서 아까워 망설인다면 그는 잘못 살아온 것이다. 본래 내 것이 어디 있었던가. 한때 맡아 지고 있었을 뿐인데. 그러니 시시로 큰마음 먹고 놓아 버리는 연습을 미리부터 익혀 두어야 한다.

p41.
어느 날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병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것도 환자에게는 치유가 되겠다는 생각. 우리들의 성급하고 조급한 마음을 어디 가서 고치겠는가.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기다리는 이런 병원에서의 시간이야말로 성급하고 조급한 생각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중략) 돌이켜 보면 언제 어디서나 삶은 어차피 그렇게 이루어 지는 것이므로 그 순간들을 뜻있게 살면 된다. 삶이란 순간순간의 존재다.

p54.
삶의 기술이란 개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깨어 있는 관심이다.
진정한 스승은 제자를 자신의 추종자로 만들지 않고 제자 스스로 설 수 있는 자주적인 인간으로 만든다. 

p69.
화학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농부들에게 비료를 갖다주었다. 농부들이 처음 본 그 비료를 밭에 뿌렸더니 전에 없던 풍작이었다. 농부들은 그 부족의 지혜로운 눈먼 추장을 찾아가 말했다.
“우리는 작년보다 두 배나 많은 곡식을 거두었습니다.”
추장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농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의 아이들아, 매우 좋은 일이다. 내년에는 밭의 절반만을 갈아라.”

 p87.
어느 날 내가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이 나를 만난 다음에는 사는 일이 더 즐겁고 행복해져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을 만난 내 삶도 그만큼 성숙해지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p89.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보다 성숙해져야 한다. 나이 들어서도 젊은 시절이나 다름없이 생활의 도구인 물건에 얽매이거나 욕심을 부린다면 그의 인생은 추하다. 어떤 물질이나 관계 속에서도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즐길 수도 있어야 한다. 자신의 삶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에 두면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도 크게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의 지혜와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

p110.
이 세상에 가장 위대한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친절이다.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다. 사람끼리는 더 말할것도 없고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모든 존재에 대해서 보다 따뜻하게 대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만나는 대상마다 그가 곧 내 ‘복밭’이고 ‘선지식’임을 알아야 한다. 그때 그곳에 그가 있어 내게 친절을 일깨우고 따뜻한 배려를 낳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20.
책을 가까이 하면서도 그 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아무리 좋은 책일지라도 거기에 얽매이면 자신의 눈을 잃는다. 책을 많이 읽었으면서 콕 막힌 사람들이 더러 있다. 책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읽을 수 있을 때 열린 세상도 함께 읽을 수 있다. 책에 읽히지 않고 책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p123.
차지하거나 얻을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할 때 우리는 가난해진다. 그러나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한다면 실제로 소유한 것이 적더라도 안으로 넉넉해질 수 있다.
우리가 적은 것을 바라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남들이 가진 것을 다 가지려고 하면 우리 인생이 비참해진다. 

p230.
정치권력으로부터 보호를 받던 고려시대보다도 갖은 천대와 박해를 받던 조선시대에 뛰어난 수행자들이 많이 출현했다는 사실은 오늘의 수행자들에게 가르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동서양의 종교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종교는 정치권력을 등에 업을 때가 가장 반종교적으로 타락했고, 체제로부터 박해를 받을 때가 가장 순수하게 제 기능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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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시 읽으니 좋으네요.
    1년전과 많이 다른 느낌이에요.

    근래에 읽은 책도 올려줘요 ===33